[좋은글 아침편지] 살만한 세상
사흘 넘겨 연기나지 않던
어린 날 굴뚝에,
와서 울던
굴뚝새
미역국에 하얀 밥 한 그릇 먹기
평생 소원이던
울 엄니 무덤 위로
펄펄 날리는
창백한 눈발을 아는가
굶어 누우런 골마다
산이란 산 활활 타오르고
염병이 돌아, 염병이 돌아
지잉징징
밤새 징이 울고
머리 맡에
찬물 한 사발
긴 밤을 깁는
고얀 놈, 고얀 놈
할아버지 마른 기침소리 들린다.
갑오년이던가
쇠스랑 메고 조선낫 들고
황토 벼랑 기어 오르던
남정네 콸콸 솟던
피, 지금도 우렁우렁 살아 우는 피로
삼천리에 피었다.
진달래<전문>/조지훈
2010년 3기 인터넷활용실버 들장님 께서 보내주신 글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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